저자가 객체지향이라는 용어를 처음 접한 지 벌써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었을 기간에 객체지향에 관한 저자의 지식이 그리 많이 향상되지 않은 점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저자의 얕은 지식에도 불구하고 이 도서를 통해 객체지향의 패러다임을 정리해 보고자 하는 시도를 독자들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기 바란다.
1980년대 중반에 프로그래밍 언어론을 공부하다가 우연히 마주친 스몰토크(Smalltalk)라는 객체지향 언어의 경이로움은 아직도 저자의 머리에 생생한 충격으로 남아있다. 스몰토크 언어의 기이한 문법과 어의는 도서의 지면에서나 접할 수 있는 개발 플랫폼 화면의 신기함과 어우러져서 저자가 깊은 좌절감에 빠지게 한 바가 있다. 그런데 드디어 객체지향이라는 용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기회가 1990년에 찾아왔다. 도서를 통해 살짝 접할 수 있었던 C++ 언어의 활용법에 궁금해 하던 차에 저자의 학과에서 C++ 컴파일러를 구매한 것이다. 이때부터 시작됐던 20여 년 동안의 객체지향에 대한 탐구생활은 저자의 인생에서 가장 보람찬 기간이었다. 저자가 1990년 이후로 시도했던 C++, 자바를 이용한 몇몇 윈도 기반 애플리케이션의 구현 작업과 OMT, UML 방법론의 적용 경험은 많은 시행착오와 자기성찰을 통해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실체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됐다.
소프트웨어 공학에 대한 전반적인 통찰력과 각종 언어에 대한 경험이 매우 풍부한데도 저자가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실체를 이해하고 정확히 적용하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돌이켜보건대 그 이유는 객체지향에 대한 접근을 체계적으로 유도하는 도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객체지향 관련 서적은 주로 객체지향 언어에 관한 것들이었다. 물론 요즘에는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객체지향과 관련한 좋은 도서를 저술하고 있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언어뿐 아니라 방법론 관점, 소프트웨어 공학적 관점, 그리고 철학적인 관점들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서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에 대한 총괄적인 지식 없이 단순히 객체지향 언어에 대한 지식만을 밑천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도했던 저자는 결국 좌충우돌식의 탐구생활과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저자의 경험으로 볼 때 저자가 겪은 시행착오는 아마도 객체지향을 이해하려고 하는, 혹은 이해한 모든 사람이 겪을 수밖에 없었던 어려움이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로 개발자 본인이 직접 겪는 시행착오는 개발자의 지식을 굳건히 해주는 자산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시행착오로 인한 고통과 인적 자원의 낭비는 실무에서 최대한 피해야 하는 난제가 아니라 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이 도서를 집필하는 저자의 목적은 여러분이 겪을 산고를 최대한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우선 이 도서를 사들이고자 하는 예비 독자에 대한 주의 사항을 짚고 넘어가겠다. 일단 C 언어가 무엇인지 모르는 독자는 무조건 책을 덮기 바란다. 이 책이 프로그래밍 언어 입문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C 언어를 배운 경우라도 포인터, 구조체, 동적 할당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절대로 이 책을 읽지 말기 바란다. 이 책은 포인터, 구조체, 동적 할당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스토리를 이어 나가기 때문이다. 결국 C 언어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있어야만 이 책을 읽었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책을 읽기에 가장 적당한 수준의 독자는 C 언어를 완벽히 알고, 자료구조를 어느 정도 이해하며, 자바나 C++ 언어에 대한 입문서를 읽어본 후에 객체지향 과제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다.
'왜' 객체지향 패러다임을 마스터해야 하는가 생각해 보자. 그 이유는 간단하다.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유지 보수에 들이는 노력의 결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사실 요즘의 소프트웨어 개발은 객체지향 언어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C 언어와 같은 구조적 언어를 이용한 개발 환경에서 겪는 어려움을 느낄 기회가 적다. 물론 하드웨어에 임베디드된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같은 작업 환경에서는 아직도 C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객체지향 기술로 인해 작업 환경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훌륭한 작업 환경이 훌륭한 제품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훌륭한 작업 환경은 훌륭한 제품 생산을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도구가 제공된다고 하더라도 그 도구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장인의 솜씨가 없으면 무용지물 아니겠는가? 객체지향과 관련된 개발 현실이 이와 유사한 사례가 많다. 자바나 C++가 단순히 C 언어의 대용으로 구현된 과제가 얼마나 많은가? 상속과 동적 바인딩. 다형 개념을 올바로 적용하지 못하고 C 언어로 구현할 때의 마음가짐으로 구현한 코드가 얼마나 많은가? 정말로 심각한 문제는 개발자 본인이 자기가 작성한 C++ 혹은 자바 코드가 전혀 객체지향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과 유지 보수성 향상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상황이다. 즉, 자바로 구현했다고 해서 혹은 C++로 구현했다고 해서 이들이 모두 객체지향 시스템은 아니라는 것이 저자가 보는 문제의 본질이며, 진정한 객체지향 시스템의 구현이 어떠한 형태로 이뤄지는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저자의 집필 의도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에 대한 이해는 마치 설악산과 같이 험한 산을 등반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산의 중턱을 걷는 동안에 명산의 일부 경치만 볼 수 있을 뿐이다. 더욱이 그 경치들은 이미 입산을 할 때부터 엇비슷하며 큰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 하물며 계속 올라가는 것은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특히 초행일 때에는 그 고통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상에 올라섰을 때의 희열은 평생의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저자가 객체지향의 험난한 산을 정복했을 때의 느낌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객체지향의 정상에서 보면 모든 것이 보인다. 산 중턱에서는 단지 전방 100미터 내외의 길만 보이지만 정상에 올라서면 모든 길이 보이게 된다. 그 위에서 우리는 C 언어를 벗어버리고 객체지향 언어로 갈아입을 수밖에 없다. 그 위에서 구조적 기법을 버리고 객체지향 기법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도가 트이듯이 새로운 사고방식과 자세로 소프트웨어를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객체지향이라는 험한 산을 정복하고자 하는 독자들이 좀 더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이 산을 정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 책에서 다룰 내용을 소개하기 이전에 이 책의 특징을 먼저 짚고 넘어가게 하겠다. 이 책의 첫 번째 특징은 자바로 작성된 예제 코드가 많이 수록돼 있다는 것이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위한 입문서나 특정 플랫폼을 위한 사용자 매뉴얼의 경우에는 상세한 구현 코드가 사용 예제로 당연히 포함된다. 반면에 추상적인 개념을 설명하는 이론 서적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사용 예제 코드가 포함되는 경우가 없다. 따라서 이론 서적에서는 두리뭉실한 이론과 학설만이 제시되고 구체적인 예제가 부족함으로 인해 정확한 이해를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이 책에서는 실행할 수 있는 예제 프로그램을 다수 포함함으로써 이론서가 갖는 모호성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예제 프로그램은 대부분 자바로 작성됐으며 몇몇 경우에만 비교를 위해 C++로 작성됐다. 자바를 선택한 이유는 객체지향 언어의 대표 주자인 C++ 코드가 나름대로 장점도 있고 영향력이 크기도 하지만 C++의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문제점이 많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자바는 중천에 떠 있는 태양인 반면에 C++는 석양에 지는 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2장에서는 자바의 특성을 요약해 봄으로써 자바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의 이해를 돕게 조치했다. 두 번째 특징은 객체지향 패러다임과 관련된 내용 중에서 주로 설계와 구현을 중점적으로 다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소프트웨어 개발 시에 프로그래머가 구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지식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전체 개발 공정에서 시스템 분석이 차지하는 비중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저자의 경험 부족과 분석 과정 설명의 모호성으로 인해 분석에 관한 내용은 생략했다. 분석과 관련된 내용이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독자의 이해를 바라며, 분석에 대해서는 다른 문헌 참고하기를 바란다. 분석과 관련된 내용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객체지향 개발 공정이 상향식 과정이라는 점에 비춰 볼 때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독자의 개발 능력을 향상하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마지막 특징은 이 책의 내용을 기술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많은 보충 설명과 쉬운 용어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문장의 중간 중간에 유머러스(humorous)한 내용을 첨가함으로써 지루함을 덜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내용 전개는 이해를 돕기 위함이다. 한편으로는 책의 내용이 저자의 주관에 너무 영향을 받아 학계에서 공인되지 않은 주장이 기술돼 있을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은 잘 선별해서 이해해야 하기를 부탁한다. 이 책은 번역서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서술이 가능하며, 아무쪼록 독자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양해해 주기를 바란다.
이 책의 구성을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1장에서는 객체지향의 역사를 다룬다.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이해하려면 그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어떠한 방식으로 그 분야에 대한 전문가의 노력이 투입됐는가를 알 수 있고 또한 관심의 초점이 어떻게 변해 왔는가를 알 수 있다. 소프트웨어 공학의 관점에서, 객체지향 언어의 관점에서, 그리고 방법론과 도구의 관점에서 이 분야의 개척자들이 이뤄놓은 업적을 이해함으로써 객체지향 패러다임이 지향하는 근본적인 목적을 인식할 수 있다.
2장에서는 C 언어와 자바를 다룬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을 다루는 책에서 뚱딴지같이 왜 C 언어를 언급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할 독자가 있을 것이다. 이런 의문은 2장의 내용을 읽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스트롭스트룹이 C++ 언어의 전신으로 개발했던 첫 번째 객체지향 언어의 이름이 "C with Data Abstraction"이라는 점에서 볼 때 C 언어는 객체지향 언어와 공유하는 문법과 어의를 갖고 있다. 필드에서 일을 하는 개발자들이야 당연히 C 언어를 마스터했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이나 초보자들은 C 언어를 정확히 사용하는 법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C 언어의 부정확한 사용은 객체지향 언어를 이해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게 되기 때문에 2장에서 객체지향 언어를 습득하기 위한 C 언어의 필수 지식을 전달하고자 한다. 2장의 내용을 통해 잘 짜여진 C 프로그램이 얼마나 부드럽게 자바 프로그램으로 변신할 수 있는가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3장에서는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기본 원리를 다룬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은 소프트웨어 개발 시에 실세계 사물을 파악하는 관점의 변화를 요구한다. 객체지향은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나 특정 방법론에 얽매이지 않는 보편적 철학으로, 실제의 사물을 어떠한 방식으로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이다. 이에 대한 이해를 분명히 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객체지향 언어여도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또한 객체지향 원리의 중요한 요소인 자료 추상화, 상속, 동적 바인딩, 다형 개념 등의 의미와 활용 방법을 기술한다. 3장의 내용은 철학적 관점에서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4장에서는 객체지향 언어의 기본 원리 외에 객체지향 언어에서 추가로 도입된 기술과 제도를 기술한다. 이 장에서 다루는 내용은 인터페이스, 추상 클래스, 예외 처리 기능, 시리얼라이제이션, 리플렉션, RMI, 디자인 패턴 등이다. 이들은 객체지향 언어를 사용할 때 반드시 이용돼야 할 중요한 기술로, 자바 예제와 함께 자세히 소개된다. 이들 기술은 C 언어와 같은 구조적 언어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획기적인 기술이며, 이를 통해 개발자는 시스템 개발 시에 좀 더 다양한 선택의 폭을 갖게 된다. 4장의 내용은 주로 자바 예제를 통해 설명이 이뤄지기 때문에 자바를 좀 더 자세히 습득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5장에서는 3장에서 다뤘던 객체지향의 기본 원리를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다룬다. 아무리 훌륭한 이론이라도 그 이론을 실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지 않으면 그 이론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에게는 그림의 떡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저자도 과거에 이론 서적을 독파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례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여러 번 겪은 바가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론 서적의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서술한 내용이 5장의 내용이다.
6장에서는 객체지향 방법론을 설명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의 측면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해 보이는 것이 객체지향 언어일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객체지향 개념이 주는 최고의 가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어떠한 방식으로 시스템을 엮어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다. 마치 하드웨어를 만들 때 기존에 만들어진 부품을 엮어 새로운 시스템을 구현하듯이 소프트웨어도 재사용을 통해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 객체지향의 주된 목적이다. 객체지향 방법론은 문제에 대한 이해 및 솔루션 습득을 위한 체계적인 작업 지침을 제시한다. 이 장에서는 OMG(Object Management Group)에 의해 표준화된 객체지향 기법으로 선정된 UML(Unified Modeling Language) 방법론을 자세히 알아본다.
7장에서 다룰 내용은 객체지향 구현에 관한 것이다. 이 장에서는 객체지향 개념에 의한 사물의 이해가 어떠한 방식으로 객체지향 언어로 반영되는가를 보여준다. 특히 똑같은 목적의 프로그램을 자바와 C++로 작성한 예를 보임으로써 객체지향 원리를 적용한 프로그램의 스타일이 특정 언어와 관계없이 대동소이함을 확인시켜 줄 것이다. 이 장에서 제시되는 예제 프로그램은 이 책에서 다룬 여러 가지 내용을 아우르는 구체적 사례로, 이론적인 내용이 구체화하는 코딩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아울러 이 장에서는 몇몇 객체지향 언어에 대한 소개도 있을 것이다. 이 장의 내용을 읽는 독자들은 객체지향 언어들의 문법적 차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으며 객체지향 원리를 구현할 때 적용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우치게 될 것이다.
8장에서는 객체지향 CASE 도구인 OODesigner의 사용법을 다룬다. 저자는 2000년경에 CASE 도구인 OODesigner를 개발해 퍼블릭 도메인(public domain)에 공개한 바 있다. OODesigner는 유닉스 버전, 자바 버전, PC 버전으로 구현된 바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실용성이 있는 것은 PC 버전이다. 8장에서는 PC 버전의 사용법을 간단히 설명한다. 이 책에 포함된 모든 그림은 OODesigner로 작성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독자들은 도구의 활용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CASE 도구의 사용이 필요하다. 독자들도 언젠가는 실무에서 CASE 도구의 사용을 경험하게 될 시점이 있을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볼 때 OODesigner의 성능이 최신 도구에 비해 매우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OODesigner를 통해 상업적인 CASE 도구의 활용 방법을 예상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 도구에 대한 이해를 통해 좀 더 객체지향에 친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요즘 IT 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최신 기술로 손꼽을 수 있는 내용은 컴포넌트 기술(Component Technology)이다. 이는 2000년 이후로 관심의 초점이 되는 기술로서 DCOM(Distributed Component Object Model), EJB(Enterprise Java Beans), CORBA(Common Object Request Broker Architecture)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다가서고 있다. 객체지향 기술이 추구하는 최종 목표가 재사용을 최대화함으로써 소프트웨어의 개발 시에 하드웨어 조립 기술을 적용하자는 것이라는 점이라고 볼 때 컴포넌트 기술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최신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컴포넌트 기술 이전에 재사용은 소스코드 단위로 이뤄진다는 것이 한계였다. 즉, 소프트웨어의 재사용을 위해서는 재사용하고자 하는 소스코드의 기능을 이해하고 그 코드를 반드시 링크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자에게 큰 부담이 됐다. 컴포넌트 기술은 재사용하고자 하는 소프트웨어를 바이너리 코드(binary code) 단위로 재사용하기 때문에 하드웨어 조립 방식을 흉내 낼 수 있게 한다. 컴포넌트 기술의 출발점이 되는 원리는 객체지향 개념이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기술된 객체지향과 관련한 지식을 습득한 이후에 컴포넌트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객체지향에 관한 모든 문제의 해답이 절대로 아니다. 이 책은 단지 객체지향 패러다임을 구성하는 이론적이고 실무적인 기본 지식을 정리한 것일 뿐이다. 따라서 한편으로는 이 책에서 거론된 내용이 객체지향에 대해 주마간산 식으로 훑기 때문에 깊이가 없다는 비난을 받을 여지도 없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저자가 권하는 조언은 이 책에서 부족하게 다룬 내용을 독자 스스로 깨우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좀 더 세부적인 지식은 다른 문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역량을 키우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설악산을 오르기 위한 개략적인 지도일 뿐이며 더 빨리 올라가기 위한 노력은 여러분 스스로 기울여야 한다.
자, 그럼 지금부터 객체지향 패러다임을 이해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