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된 BBP(Beyond Bullet Points) 에반젤리스트 클리프 앳킨슨은 ‘하나의’ ‘단순’ ‘요약’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이용해 새로운 제작 방식을 제안한다. 인지 과학 전문가들과 멀티미디어 학습 분야 연구자들의 연구 조사를 인용해, 그간 전무했던 프레젠테이션 관련 이론도 정의했다. 지난 2005년에 내놓은 1판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3판으로 개정되면서 신뢰도까지 높아졌다. 청중의, 청중에 의한, 청중을 위한 획기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할 준비가 됐는가? 이미 이 책을 집어 든 당신이라면 이미 반은 성공한 셈이다.

정성을 들여 밤새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발표 현장에서 청중의 격렬한 호응 대신 지루한 듯한 표정을 보고 상처를 받은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발표자로서만 돋보이려고 욕심을 내지는 않았는지, 한 슬라이드에 너무 많은 정보를 담으려 무리하지 않았는지 프레젠테이션 제작 과정을 돌아봐야 한다. ‘지금까지 그래왔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이 구원 투수가 돼줄 것이다.

2판에서는 BBP 과정에 따라 단계별, 장별로 설명했다. 1장. '완벽한 파워포인트 폭풍'에서 3장. 'BBP 스토리 템플릿으로 기초 세우기'까지는 BBP를 시도해야 하는 이유와 전체 과정을 볼 수 있는 개요를 제시했고, 4장. '처음 다섯 개의 슬라이드 기획하기'부터 10장. 'BBP 다양한 사례 검토하기'까지는 BBP 방식의 세부 단계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부록에서는 BBP 시각적 애드립(BBP Visual Improv)이라는 재미있는 내용을 소개했다. 이 책은 마르지 않는 영감의 샘물처럼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 작업을 하는 동안 가까이에 둘 수 있는 실질적인 가이드로 설계됐다.
BBP는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많은 사람의 기존 사고를 거꾸로 바꿨다. 또 소프트웨어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 도구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이 책의 핵심은 사람들의 진정한 소통에 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평범한 소프트웨어 도구로도 초점을 맞추고 참여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글머리 기호를 넘어 본인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이야기하면서 좀 더 많은 것을 찾길 바란다.

이 책의 1판은 지난 2005년 사람들이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게 새로운 방식을 제공하기 위해 작성했다. 책을 발행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BBP 방식의 영향력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LA 타임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후 아마존닷컴에서 전체 책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이 팔린 책에 선정돼 1판을 베스트셀러의 입지에 올려놓을 만큼 BBP는 큰 관심을 받았다. 이는 곧 발표자와 청중 모두를 가두고 지치게 하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글머리 기호 너머로 움직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진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사람들은 BBP가 정말 본인들에게 잘 맞으며, 한 번 이 방식을 시도하면 기존의 파워포인트를 활용할 수는 없다는 점을 알아가고 있다. 1판이 발행된 이후 BBP는 철저하게 시범 운영되면서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개인은 실질적이고 질서 정연하며, 집중적으로 기강이 잡힌 과정을 발표하고 있고, 회사는 달성 가능하고, 효율적이며 확장 가능한 방법론을 찾고 있다.
요즘 BBP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목적과 전문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BBP는 청중과 소통할 수 있는 뼈대를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파워포인트를 어떻게, 어디서, 왜 활용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BBP 관련 질문은 최근 “내가 이 작업을 어떻게 하나?’에서 “우리 조직은 이 작업을 어떻게 하나?”로 바뀌고 있다. 일상적으로 BBP를 활용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의 활동 무대가 점점 넓고 깊어진다는 의미다. 이 책에서 BBP의 기본 구성은 1, 2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일반적인 이론들을 당장 내일 새로운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식을 알려줄 것이다.

클리프 앳킨슨(Cliff Atkinson)

호평을 받고 있는 작가이자 인기 있는 기조 연설자다. 「포춘」 선정 500대 기업과 변호사들을 선도하는 독립 자문 위원이기도 하다. 이 책의 1판 『프레젠테이션에 할리우드를 더하라!』(체온365, 2007)는 아마존닷컴에서 작가들이 뽑은 최고의 책으로 선정됐다. 텍사스에 있는 베일러(Baylor) 대학교에서 영어와 저널리즘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고, 런던 리치먼드(Richmond)의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대학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미국에서 공군 대위로 복무한 후, 닷컴 붐 호황기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한 회사들을 대상으로 마케팅과 컨설팅 작업을 했다. 현재 워싱턴 DC에 머물고 있다.

“커다란 화면에 담겨 있는 단 하나의 그림. 무슨 뜻인지 알아내기 어렵다. ‘무슨 의도로 저 그림을 보여주는 걸까?’ 호기심을 갖고 집중할 찰나에 들려 오는 내레이션. 차분한 목소리가 친절하게 그림을 설명해준다. 그제야 무릎을 탁 치는 시청자!” 영상 광고를 보여주는 상황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 클리프 앳킨슨(Cliff Atkinson)이 제안하는 BBP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다. 글머리 기호는 물론 깨알 같은 글씨와 화려한 도표 등이 가득한 기존의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클리프 앳킨슨은 프레젠테이션에서 글머리 기호를 없애자는, 이른바 ‘BBP(Beyond BulletPoint)’ 접근법의 공인 전도사(evangelist)다. 지난 2005년 내놓은 책에서 보여준 그의 BBP 사랑은 세 번째 개정판으로 이어지면서 더 깊고 단단해진 듯하다. 1판이 각종 언론 매체의 주목을 받으면서 베스트셀러가 됐고, 그와 동시에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프레젠테이션 접근법이 무엇인지 실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3판은 전작에 대한 신뢰도를 바탕으로 이론과 더불어 활용 사례 중심으로 다듬어져 있다. 흥미롭게도 이 책은 영화보다 더 극적인 성공으로 이끄는 BBP 프레젠테이션 제작 방식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BBP 프레젠테이션의 스토리보드 만들기와 스케치 과정에서, 저자가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하나의’, ‘단순’, ‘요약’이다. 슬라이드 하나당 한 개의 이미지로 충분하며, 화면에 나타나지 않은 핵심 내용, 즉 정말 전하고 싶은 내용은 발표자의 목소리로 채워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인지 과학 전문가들과 멀티미디어 학습 분야의 연구자들이 차례로 내놓은 연구들도 이러한 저자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우리 단기 기억(작업 기억)은 한 번에 많은 내용을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중요한 우선순위에 따라 차례로 보여주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 또 이미지를 먼저 보여주고 그 내용을 말로 설명하면 학습 효과가 높아진다는 이론들로, 단순하지만 꽤 실용적인 이 책의 ‘완소’ 팁이다. 하지만 BBP 접근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역시 ‘청중 중심’의 사고방식이다. 아무리 기발하고 훌륭한 기교를 활용한다 해도 청중을 배제한 채 ‘설득’이라는 프레젠테이션의 본질을 놓치면 결국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저자가 여러 차례 강조한 것도 청중을 제삼자가 아닌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부분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청중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진심으로 파악하면 된다. 간과하기 쉬운 프레젠테이션 기능 가운데 하나인 ‘발표자 도구’를 이용하면서 청중과 실시간 눈 맞춤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식상한 글머리 기호를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 프레젠테이션 트렌드는 BBP 개념의 등장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듯하다. 글머리 기호와 글, 그림으로 뒤엉킨 화면을 강요하는 일방적인 프레젠테이션 시대는 이제 지났다. 그리고 이 책의 10장에 나온 사례들처럼 더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BBP 개념이 활용되고 있다. 감히 추측하자면 다음 성공 사례는 바로, 지금 이 책을 들고 있는 독자 당신이 될 것이다. 수많은 프레젠테이션 관련 책 가운데 이 책을 선택한 것만으로 이미 반은 성공한 셈이기 때문이다. 독자들께서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감동을 줄 수 있는 프레젠터가 되는 데 이 책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탰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은주

대학에서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를 공부했다. IT 전문 매거진에서 국내외 IT 트렌드를 취재하면서 IT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케이블 방송국에서는 교육, 과학기술 분야를 취재했으며, 현재 중앙경제지에서 국제 분야 기자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나를 찾아가는 344가지 질문들』(에이콘출판, 2017)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