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웹사이트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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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꿰뚫는 UX 디자인
재미있는 UX  심리학의 원리와 클릭을 이끌어내는 성공 웹사이트의 비결
수잔 웨인쉔크 지음 | 심규대 옮김 | UX 프로페셔널 시리즈 4
152쪽 | 2010년 5월 31일 출간 | 15,000원
YES24, 교보문고, 인터파크, 알라딘, 강컴

저희 에이콘에서 재미있는 책을 한 권 펴냈습니다. 책은 인간의 두뇌 구조를 그린 그림에서 시작합니다. 뇌의 구조를 논하고, 인간의 감정 변화와 인지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궁금증을 자극합니다. 어쩌면 고등학교 생물시간에 들었던, 혹은 어느 평범한 교양서적의 한 귀퉁이에서 이미 읽은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겁니다. 저자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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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식보다 강한 무의식의 세계,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보라

무의식이란? 의식적인 사고로는 접근할 수 없으나 판단, 감정이나 행동에 영향을 주는 정신작용이며 주변환경을 판단하고 해석해 재빨리 행동을 취하게 하는 단축도구. - 윌슨, 2002년
1968년 키티 제노비스라는 젊은 여성이 뉴욕 퀸즈 지역에서 칼에 찔려 죽임을 당하는 살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뉴욕타임즈> 기사에 따르면 범인은 30여 분간 제노비스에게 가해를 가했으나, 38명에 이르는 목격자는 아무도 그를 구해주지 않았습니다. 사회과학자들은 이 사건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숱한 실험끝에 '방관자 효과'라는 심리 현상에 대한 연구결과를 펴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타당성을 획득할 때 은연중에 다른 사람의 견해를 살피고 주변인이 내리는 판단에 영향을 받습니다. 물론 방관자 효과 연구에 대해서는 반론도 많았지만 그에 대한 수많은 연구는 인간의 심리 판단에 대한 단초를 제기하는 것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아마존 등 웬만한 인터넷 서점 사이트에서 정보페이지에서 '평점', '이 책을 산 다른 고객이 고르는 책',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등을 함께 거론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겠죠.

책에는 이런 설문도 나옵니다.

백화점에서 구매를 고려중인 냉장고를 살펴보고 있는데, 점원이 말을 겁니다.
a) 내 나이와 옷차림새가 유사한 판매원이 제품 설명을 한다. 나는 그의 말을 믿고 냉장고를 산다.
b) 판매원의 외모가 출중하다. 이 경우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더 높다.
c) 내 외모가 전혀 딴판인 판매원이 제품을 설명해준다. 이 때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더 높다.
d) 판매원의 나이와 외모는 제품 구매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e) b와 c가 모두 맞다.
f) a와 b가 맞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저자가 이야기하는 정답은 이 책 95쪽에 나옵니다만, "책을 사보라고?" 하시는 분들을 위해 사진을 한장 곁들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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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네가 웹사이트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

요즘은 참 똑똑한 사이트가 넘쳐납니다. 똑똑하고 풍부한 정보, 똑똑하고 세련된 디자인, 똑똑하고 논리적인 기능, 똑똑하고 당당한 광고, 똑똑한 기획자와 개발자와 디자이너. 하지만 사용자는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사용자는 더욱 노력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똑똑한 사이트를 쫓아가려면 공부를 해야할지도 모릅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만든 똑똑한 사이트의 가치는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사용자는 점점 지쳐가고 포기합니다.

과연 그 사이트는 똑똑한 사이트였을까요? 저자는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모든 인지과학과 뇌과학, 신경과학을 동원해 사용자를 사로잡으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렵지 않습니다. 사람의 머리는 파헤치기 시작하면 극도로 어려운 것이지만, 그 심리는 단순합니다. 사용자는 좋은 것, 아름다운 것, 편한 것을 선호하거든요.

고객이 내가 만든 사이트로 다가오고 노력하게 하는 서비스와, 내가 고객의 심리를 파헤치고 꿰뚫어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드는 서비스. 어느 쪽에 비중을 두어야 할지는 모두 제작자에게 달려있습니다. 여기서는 그 문제를 제기할 뿐입니다.

▶ 유감스럽지만 진실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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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성적 어필에 대한 이야기도 서슴지 않습니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고 싶은 원초적인 욕구를 죄와 부끄러움으로 단정지은 것 또한 인간입니다. 모두가 쉬쉬하지만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도덕적인 선을 벗어나지 않고 과장하지 않는 한도에서 사용자와 고객의 관심과 호기심을 이끌어내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것은 가면 뒤에서 또 다른 얼굴을 감추고 호시탐탐 노리는 이중적인 태도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 무의식에 말을 건네라

이 책을 받아 들고는 많은 고민을 했다. 무슨 이런 책이 다 있나? 심리학 책인가? UX인가? 아니면 영업 마케팅?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어리둥절했다. 책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이 책은 정말이지 술술 넘어간다. 책의 분량도 딱이고, 내용도 쉽다. 그 어리둥절함은 결국 신기함에 대한 이야기다. '왜 그 친구는 자기 맘에 드는 카메라를 샀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았기 때문이다.

웹사이트를 만들다 보면 왜 그렇게 만들어야 하는지 제작자 스스로도 고민에 빠질 때가 있다. 꼭 그런 방식으로 설계해야 하는지 확실치 않고 다른 방법도 있을 것만 같은데 머리는 제자리를 맴돈다. 정답을 갈구하면서도 무엇보다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면 안 되기 때문에 제작자의 생각이 절대 진리라고 고집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보편 타당한 진리를 찾기 위해 UX에서도 인지과학, 심리학, 인류학, 사회학 등의 힘을 빌린다. 결국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를 해석하기 위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연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사람들의 생각을 탐구한다. 책 속에서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추론하고 적절한 해법을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잊고 지내는 현상들에 대해 차근차근 알 수 있고, 사이트를 설계할 때 유용한 방법들을 참고할 수 있다.
 
- 추천의 글 중에서, NHN UIT 센터장, UX 프로페셔널 시리즈 에디터 양주일
자, 이제 이만하면 이 책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대강 감을 잡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이번에는 사진으로 한번 둘러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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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파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의 원서는 밋밋한 디자인의 2도 책이었습니다. 글자를 나타내는 검정색과 별색인 푸른 계열, 두 가지 색상으로 인쇄되었다는 이야기죠. 책의 장점을 살리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판단해 우리 번역서에서는 컬러로 인쇄를 했습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든 사례는 원서의 사례를 살려 부가설명을 나타내는 부분과 텍스트만 번역을 해 내용을 그대로 구현하고 전달하고자 노력했고, 또 내용 전개에 지장이 없는 부분에 한해 비슷한 컬러 사진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성공적인 웹사이트의 비결을 인간의 뇌와 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찾습니다. 뇌의 구조와 기능, 의사결정 과정, 심리적 특성과 설득의 원리를 다양한 연구 결과와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뇌과학과 심리학의 원리를 웹사이트 디자인에 적용해 사용자의 클릭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상세하게 소개합니다. 견고한 학문적 지식과 다년간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생생한 노하우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그간 UX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조명되지 않던 뇌과학과 심리학을 디자인에 접목시켜 UX 설계의 새로운 가능성과 진화 방향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도널드 노먼(Donald A. Norman) 교수가 저술한 디자인 심리학의 고전인 『디자인과 인간심리(The Psychology of Everyday Things)』의 뒤를 잇는 흥미로운 책입니다. 무겁고 딱딱한 전문서라기보단 가볍게 읽을 수 있는 UX 디자인 개론서에 가깝습니다. 웹과 모바일 환경에서 서비스 기획이나 디자인 관련 업무를 맡은 담당자는 물론 사용자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고민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심규대

역자 심규대님은 KAIST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인터랙션 디자인을 전공한 분입니다. LG전자 단말연구소에서는 UX연구원으로, 현재 SK 텔레콤에서는 모바일과 웹 사용자경험 설계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학문과, 현업에서 쌓아온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좀더 이해하기 쉬운 책을 만들고자 대체 사례와 그림을 찾느라 애쓰시고 책의 구석구석 또한 놓치지 않은 역자분의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 책은 지금 YES24, 교보문고, 인터파크, 알라딘, 강컴과 전국 유명 서점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콜럼부스의 달걀과도 같아서 뻔한 이야기일 수도, 혹은 무릎을 탁 치며 '아 그랬었지"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 이 책. 하지만 분명히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이 책의 내용으로 많은 통찰을 얻으시기 바라겠습니다.

CC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에이콘출판사에 의해 창작된 이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심규대| May 30, 2010

    반갑습니다. 역자 심규대입니다. 제가 번역한 책 소개글에 첫번째 댓글을 남기네요. : )
    먼저 이 책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신 에이콘출판사 담당자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책을 읽을 땐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형광펜을 들고 심각한 표정을 짓지 않으셔도 됩니다. 좋아하는 잡지를 보듯이 푹신한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서 한장씩 가볍게 넘기셔도 될만큼 얇고, 흥미로운 책입니다. 수학의 정석처럼 매 페이지마다 외워야할 공식이 빽빽히 담겨 있지 않지만, '아.. 그래서 그렇구나'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insight가 적절히 베어있습니다. 또한 이 책에서 소개된 insight는 책장에 머무는 죽은 지식이 아니라, 여러분의 웹사이트 혹은 어플리케이션에 즉시 적용 가능한 know-how 입니다.

    센스있는 남자에게 필요한 잡지 GQ처럼 서비스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에게 '심리를 꿰뚫는 UX 디자인'이 필독서로 자리매김하길 희망합니다.

  • 에이콘| May 31, 2010

    독자들을 위한 귀한 팁을 남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첫 책에 모든 열정과 정성을 쏟아 번역해주셨으니 좋은 반응 얻으리라 믿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 레몬에이드| May 31, 2010

    책이 참 깔끔하게 나왔네요 ^^

    읽어보면 아주 유익할 것 같네요
    다음 서점 방문때 주의깊게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