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블로그 히어로즈』가 되는 그 날까지~

(거짓말 쪼끔 보태서) 올 여름 장안의 화제가 됐던 책 중에 『블로그 히어로즈』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파워 블로거 30인이 말하는 블로그 마케팅 성공 전략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와 세계적인 IT 파워 블로거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책이죠.

사실 이 책을 펴내기 전까지만 해도, 이 책에서 소개된 인개짓, 롱 테일 블로그, 보잉보잉 등 많은 블로그 사례들이 너무 외국 블로그 위주라서 독자들이 과연 흥미를 느낄까를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비스로서 한국의 유일한 설치형 블로그 서비스인 태터툴즈(지금은 텍스트큐브)를 만든 태터앤미디어와 함께 몇 분의 파워 블로거 인터뷰를 책 후반부에 부록으로 싣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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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온라인에는 또다른 세상이 한꺼풀 열려있는 듯합니다. 플레이밍도 난무하지만, 어딘가에서는 매우 생산적인 논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각자 블로그에서 자신의 의견을 펼치며 서로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하지만 뭔가 생산적인 쪽으로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물론 한편에서는 익명이거나 주제에서 벗어난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만, 사람 사는 곳 어디메나 비일비재한 일 아니겠습니까. 서로 아름다운 말만 주고 받고 상처주는 일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면, 그건 우리가 모든 '개념'을 날려보내준 아름다운 별 "안드로메다"에서나 가능한 일이겠죠. :)

최근 파워 블로거에 대한 논쟁으로 블로고스피어가 후끈 달아올랐다지요. 거기에 애꿎은 "블로그 히어로즈"도 정쟁(?)에 휘말려 본의아닌 노이즈 마케팅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어요. ;) 그래도 너바나나님 글에서 보듯이 많은 분이 자정의 목소리를 내거나 대안 혹은 개선안을 제시해주는 것 같기도 하구요. 어쨌든 많은 블로거가 노력함으로써 뭔가 새로운 길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최근 일련의 모습들을 보면서 저는 다시 한번 블로그 히어로즈 책이 떠오르더군요. 제가 기획을 하고 출간을 하면서 "이건 남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과연 독자들이 공감을 해줄까?"라고 의구심을 품었던 내용들이 하나둘 우리 블로그 세계에서도 문제로 부각되는 걸 보면서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나 똑같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불거진 리뷰 블로그와 비슷한 이야기가 책에도 나옵니다.

블로거들이 리뷰한 제품을 갖는지 여부에 대한 문제가 있어요. 그래서 상당수가 이렇게 말합니다. "결코 갖지 않으니까 어떤 특별한 부작용도 생기지 않아요." 하지만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3주 먼저 아이폰을 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인기 하드웨어와 신기술에 대한 접근도 결국 아주 진정학도 중요한 혜택이죠. 그들을 비난하지는 않아요. 단지 그런 논란이 누가 갖고 누가 갖지 않느냐는 문제보다 훨씬 더 복잡한 논란이라는 말입니다. 저희는 갖지 않습니다. - (아르스 테크니카, 켄 피셔 인터뷰 편에서, P197)

이 밖에도 팀블로그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팀 블로그 리더가 취해야 할 자세라든가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죠.

그런데 오늘 마침 IT 트렌드를 다루는 유명 블로거이신 떡이떡이 서명덕 기자님이 저희 회사에 들르셨습니다. 몇시간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또 블로그 히어로즈에 나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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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정보를 내보내기 전에 3번 확인하니까 팁을 제공한 사람의 신원을 모르더라도 정보가 진짜인지 꼭 확인하는 셈이죠.  (올 어바웃 마이크로소프트, 메리 조 폴리 편, P88)
블로그의 가장 어려운 부분은 삶을 잠식한다는 점입니다. 하면 할수록 더 많이 하고 싶게 돼요. 주당 40시간 짜리 일이 아니에요. 24시간 내내 하는 셈이에요. 그대로 내버려두면 산 채로 잡아먹힐지도 몰라요! (올 어바웃 마이크로소프트, 메리 조 폴리 편, P89)
기자 생활을 했던 분이어서인지 정확한 정보를 위해 늘 확인, 재확인을 하고, 또 자다가도 길을 걷다가 늘 블로그에 올릴 기사가 생각나면 글을 채집하거나 올리게 되어 너무 폭주하는 글을 최근에는 자제하고 있다는 말씀도 하시더군요.

분명히 뭘 쓸지 고민한 적이 없으시겠군요. --- 때때로 고민해요. 하지만 때로는 그냥 떠오르죠. 예를 들어 가게에 갔는데 아이빌리지 온라인의 부사장 마크 그레이엄을 우연히 만난 적이 있어요. 새 아이폰을 보여주더군요. 그래서 집에 가서 10분 쯤 뒤에 포스트를 올렸죠. (스코블라이저, 로버트 스코블, P159)
떡이떡이님도 로버트 스코블과 크게 다르지 않으시더군요. 잠깐 자리를 비운 새에 어느 틈에 사진을 찍으시고 자리에 앉아 넷북을 펼쳐 놓고 한 10분쯤 앉아서 뭔가를 하시는 듯하더니 저녁을 함께 먹으러가기 전에 어느 틈에 에이콘 방문기를 써주셨네요.
 
출판사 방문이라는 낡은 제목이 아니라 서가에 놓여있던 맥 클래식을 보시고는 매킨토시 클래식, 그때 그 매력을 아직 기억하시나요?라는 제목으로 멋지게 뽑아주셨네요. 역시나 댓글도 "매킨토시 클래식을 가방에 정말 넣고 다녔나요?" "진짜에요. 동영상 보세요"~ 사물을 달리 보는 각도, 저도 배워야겠습니다. ^^ 게다가 저도 맨날 사진기에 담는 우리 회사 사진인데 우와, 각도가 다르네요. (>.<) 사진 멋져요. (kenu님은 여기서도 또 한 컷 잡히셨네요. 여초 에이콘인데 누가 보면 남직원이 있는 줄 알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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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블로그는 사람들을 깎아내린다는 원칙이라도 있는 듯 너무 심한 경향이 있어요. 전 전혀 그러고 싶지 않아요. 인개짓에는 개인 공격을 금하는 규칙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누군가를 함부로 공격할 수 없어요. 소니를 비웃는 일과 소니 상점에서 일하는 사람을 비웃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정말 공정하고 균형 잡힌 관점으로 제품을 보려고 해요. 저희가 말하는 주제와 접근 방식에 대해 아주 공정하려고 합니다. (인개짓, 피터 로하스 편, P170)
저희도 2년 남짓 블로그를 운영해오면서 최근에는 블로그로 인해 마음에 위안이 필요한 경험도 겪게 되었던지라...  떡이떡이님처럼 백만돌이 에너자이저처럼 열정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주관과 객관의 그 위험한 줄타기를 성공적으로 잘 이어오고 있는 블로거를 만나면 정말 많은 점을 본받고 싶어집니다. 기자님의 이야기를 에이콘 책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정말 재밌겠죠? ^^;

사람들이 블로그를 언급할 때 빠뜨리는 얘기 중 하나는 블로그가 주는 의미가 사람들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친구와 가족을 업데이트하는 방법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일이고요. 어떤 사람에게는 열정을 지닌 주제를 추적하는 방법이거나 어떤 분야에서 널리 이름을 알리는 방법이니다. 사람들은 블로그를 이용해 돈만 벌거나 이름만 날리지 않습니다. 경력상 필요한 일이나 인생에서 어떤 면을 채워주기 때문에 블로그를 쓰죠. (인개짓, 피터 로하스 편, p173)
서기자님이 다녀가시고, 블로그 히어로즈 책을 뒤적이며 글들을 몇개 발췌해서 올려봤는데, 요즘 세태에 빗대보니 통찰을 얻을 만한 내용도 꽤 보이네요. ^^ 관심있는 분 중 아직 못 읽으셨다면 이번 주말에 짬을 내어 한번 읽어보시죠. :)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건전한 블로그, 훌륭하고 열정적인 블로거들이 넘치는 행복한 블로고스피어가 되었으면 합니다. ^^ 내일은 드디어 NHN DeView가 열리네요. 관심 있는 분들 많이 찾아가셔서 좋은 행사 치르시길 바래요. 저도 살짝 가볼까 생각중이에요. ^^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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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enu| Nov 21, 2008

    일찍 빠지길 잘 했지요. 덕분에 책은 몇 페이지 더 썼습니다. 하지만 떡이떡이님의 얘기를 듣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렇게 올려주시는군요.
    ^^ 블로그 히어로즈 참고해야겠습니다. ㅎㅎ

  • 호야지기| Nov 24, 2008

    블로그 히어로즈 외국 사례여도 재미있었어요

  • 에이콘| Nov 26, 2008

    kenu님도 좋은 글 열심히 쓰시는 블로그 히어로시잖아요. 집필도 12월에는 더욱 불붙길 바랄게요. :)

    호야지기님. 재미있게 읽어줘서 고마워요~

  • 시범| Jun 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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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s| Jul 3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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