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이펙트』저자가 한국 독자에게 부친 편지
Nov 29, 2010모든 인터넷 서점의 반응이 동일한 것도 아니고 게다가 오프라인 서점의 반응도 제각각이겠지만, 아무튼 우리나라 대표 인터넷서점에서 오늘 날짜로 국내도서 종합 166위에 올랐다는 사실은 무척 고무적입니다. 물론 판매순위보다는 독자 한 분 한 분의 귀한 평가가 더 중요하겠지만, 여러분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무튼 아직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으니 이제 손에 책을 펴들고 읽고 계실 독자 여러분의 반응을 기다려보며, 저자 데이비드 커크패트릭(David Kirkpatrick) 님이 보내주신 한국어판 출간에 부치는 특별 서문을 전해드리겠습니다.
『페이스북 이펙트』 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페이스북은 성장세와 서비스 모두가 끊임없이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는 중입니다. 페이스북은 제가 2010년 봄 이 책의 집필을 완성한 이후에 5억 명의 사용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2010년 가을 현재, 회사 측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사용자 수는 6억 명을 넘어섰습니다). 페이스북은 4월 f8(페이트) 행사에서 사이트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매우 중요한 변화를 발표했습니다. 이 세상 모든 웹사이트들이 “좋아요” 등의 도구를 이용해 페이스북에 링크하도록 허용했습니다. 이미 지금까지 100만 곳이 넘는 사이트가 참여했습니다. 페이스북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2010년 페이스북은 늦은 여름과 초가을에도 중요한 정책을 연달아 발표했습니다. 친구들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페이스북 플레이스(Facebook Places)’ 라는 위치기반 서비스를 출시함을 알리고, 얼마 후에는 ‘플레이스’ 제품에 ‘오퍼(offers)’라는 주요 기능을 더해 기업들이 근처에 있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 할인 등의 특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했습니다(‘플레이스’는 우선 미국부터 시작하지만 곧 글로벌 서비스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그룹 기능도 개편되어 페이스북 내에서 사용자들이 사적인 대화를 나누기가 쉬워졌습니다. 가장 중대한 발표내용은 11월 초에 비로소 나왔습니다. 바로 페이스북 통합형 메시지 서비스를 전면 개편해 향후 제대로 된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제 사용자들은 @facebook.com이 들어간 이메일 계정을 갖게 됐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들과 나눈 모든 온라인 메신저, 휴대폰 문자 메시지, 이메일 등을 1개의 메시지로 통합함에 따라 사용자들은 모든 메시지 기능을 페이스북에서 한 번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원한다면 친구와 주고받은 모든 대화를 이 통합 메시지 서비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발표를 지켜본 사람들은 대부분 페이스북이 구글에 큰 위협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페이스북이 지메일 사용자를 빼앗아 올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페이스북이 어떻게 해서 마이스페이스(MySpace)와 프렌드스터(Friendster)를 제치게 됐는지 제게 묻는 사람이 많습니다. 또한 한국처럼 다른 어떤 나라보다 오래 전부터 트렌디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지닌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는지 그 배경에 대해 질문합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의 성장세가 왜 이토록 빠른지도 궁금해 합니다. 인도네시아가 영국을 제치고 페이스북 사용자 수 2위 시장으로 올라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떻게 해서 페이스북은 인터넷 전체에서 사람들이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사이트로 등극할 수 있었을까요?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제가 위에서 언급한 정책 변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크 주커버그는 항상 페이스북을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여기고, 제품 혁신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웁니다. 마이스페이스나 프렌드스터를 비롯한 모든 소셜 네트워크들은 페이스북처럼 재빨리 시대에 적응하고 변화시킬 의지나 능력이 없었습니다.
주커버그는 자기가 만든 제품을 재빨리 바꾸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한 컴퓨터 과학자입니다. 페이스북 정도의 대규모 회사에서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페이스북을 바꾸고 개선시키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마이스페이스를 누른 것처럼 언젠가 작고 민첩한 스타트업 기업이 등장해 페이스북을 이기게 되리라는 사실을 아는 거죠.
올해 마크 주커버그는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됐습니다. 제 책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젊은 CEO인 마크 주커버그의 전기(傳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셜 네트워크>라는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는 대부분 사람들이 주커버그에 대해 들어본 적조차 없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주커버그를 부정확하고 불공평하게 묘사했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재미있는 영화이고 본 사람도 많습니다. 놀라운 기업가 마크 주커버그에 매료당한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이제, 영화를 보신 분들이 제 책을 읽으시고 페이스북이라는 회사의 역사와 주커버그의 업적에 대한 진실을 이해하기를 바랍니다.
향후에도 페이스북 서비스는 감탄할 만큼 빠른 변화가 이어질 것입니다.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 사용자들은 가끔 당황해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주커버그는 이렇게 해야 페이스북이 성공을 지속하리라고 믿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페이스북 플랫폼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다른 기업들이 자사 소프트웨어와 웹사이트를 페이스북과 연계해 만들 수 있게 함으로써 인터넷 전체가 점점 ‘소셜’해지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친구들과 소통하고 싶어합니다. ‘좋아요’ 기능을 비롯한 페이스북 플랫폼을 자사 사이트에 도입함으로써 컨텐츠 유통 속도를 높이고 사용자 수를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에 참여하는 웹사이트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페이스북과 스카이프 간의 빅딜이 성사됨으로써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이제 스카이프에서 음성과 영상 통화로 친구들과 연락할 수 있게 됐으며, 스카이프로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볼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페이스북 사이트에 가지 않고서도 페이스북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인터넷 상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건실한 발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뜻합니다.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의 가장 중요한 자산에 대해, 모든 사용자에 대한 프로필 데이터와 사용자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소셜그래프(social graph)’, 두 가지를 꼽습니다. 페이스북이 이 두 가지 사항을 통제하는 이상, 어마어마한 규모의 비즈니스, 어쩌면 역사상 가장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주커버그가 통제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인터넷의 웹사이트들이 페이스북을 매개로 사용자를 등록하고 페이스북의 소셜그래프를 활용해 커뮤니케이션하게 된 이상, 곧 광고 유통에 있어서까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각 사이트 방문자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용자들이 가는 곳에 타깃 광고를 게재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단순한 ‘웹사이트’를 넘어 인터넷의 인프라로 자리잡는 미래를 꿈꿉니다. 아마 대부분 페이스북 사용자는 예상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페이스북은 이를 가장 큰 기회로 보고 있으며 플랫폼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번역본이 출간되어 한국에 계신 독자들이 『페이스북 이펙트』를 읽어볼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한국인들은 세계적으로 가장 트렌디하고 세련된 테크놀로지 사용자들이 모인 시장 가운데 하나로서, 페이스북은 드디어 한국에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한국 독자들께서도 19세 청년이 2004년 2월 하버드대학교 기숙사에서 시작한 이 작은 서비스가 일으킨 놀라운 사건들에 흥미를 느끼시리라 믿습니다. 그 작은 서비스가 채 7년도 못 돼 역사상 가장 빨리 성장한 기업이 되고 인터넷에서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될 것이라고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데이비드 커크패트릭은 아직 저희 책 '페이스북 이펙트'를 읽지 못한 분께 이 책을 권하는 이유를 들기도 하면서, 책에서 못다한 최근 페이스북의 행보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저희 페이스북 이펙트를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_1L|1161815616.png|width="253" height="30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저는 이 책 페이스북 이펙트를 읽어가며 묘한 기시감이 들었습니다. 바로 작년 1월에 펴낸 『드리밍 인 코드』가 떠올랐거든요.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소프트웨어 개발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이 책에서는 원대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시작한 챈들러(Chandler)라는 이메일, 일정관리, 주소록 등 개인정보관리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들과 그 프로젝트의 발자취를 담고 있습니다. 테크놀로지 분야의 내로라 하는 세간의 인재들이 오가며 이어진 챈들러 프로젝트의 3년간의 행보를 살롱닷컴(Salon.com)의 스콧 로젠버그가 기록한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은 왜 그토록 어려운 것일까?"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만들어지며, 성공하는가를 담고 싶었던 저자의 의도는 결국 3년을 넘기며 빛을 보지 못한 프로젝트에 대한 기록물로서만 그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물론 저자의 엄청난 지식과 수사를 통해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도대체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와 IT분야의 역사를 오롯이 읽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는 책이지만, 결국 여전히 진행 중이기에 섣불리 성패를 입에 담을 수는 없는, 하지만 결국 모아니면 도가 되어버리는 냉엄한 현실에 비추어볼 때 챈들러 프로젝트이 부상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이 책도 빛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챈들러 프로젝트와 페이스북은 수많은 천재 개발자들이 오가며 서로의 비전을 이야기하고 개발을 성공시키고자 하는 일념으로 고민하고 밤을 새우는 과정을 놓고 본다면 서로 닮음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하나는 세계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아 성공을 구가하고 있고, 하나는 그저 명맥만을 간신히 유지한 채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어느 분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성공한 놈들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물론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중요한 과정을 빛내게 하는 것은 결국 성공한 결과물일 것입니다. 그리고 성공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어떻게 달랐는지, 혹은 실패한 프로젝트는 어디가 문제였을지 이 책과 비교해보면서 읽어보는 것도 재미를 안겨줍니다.
어쩌면 『드리밍 인 코드』의 저자 스콧 로젠버그가 그토록 찾길 원했던 그 해답이 바로 이 책 『페이스북 이펙트』에 담겨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페이스북 이펙트를 즐겁게 읽어보신 분이라면, 이 책 드리밍 인 코드도 일독해보시기를 권합니다. 페이스북 이펙트를 읽고 '남는 것이 없어'라고 약간 허무해지신 분이라면 이 책 드리밍 인 코드를 읽어보시길 더욱 권합니다. 우리가 왜 성공을 원하는지 그 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서 시작한 여행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우리 모두가 페이스북의 성공과 연대기를 입에 담고 그 허상과 가치를 재는 이 순간에도 페이스북은, 마크 주커버그는 아마 머리를 싸매고 고민할 것입니다. 성공과 발전을 위한 한걸음을 더 내딛기 위해. 아니 그건 어느 기업도 마찬가지겠죠. 여러분 모두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The Show Must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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