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 발보아] It ain't over 'til it's over!
Feb 22, 20071976년 그리고 30년 후, 2006년
록키 발보아. 조금은 늙고 지친 모습이지만 그때의 열정을 제대로(!) 안고 30년 만에 그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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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콘은 지금 3월초에 출간예정을 잡고 있는 『레일스 프로그래밍 가이드』의 막바지 편집 작업에 열중입니다. 저자 황대산님과 편집 작업을 하고 있던 지난 주 어느 평일 저녁, 사장님께서 깜짝 이벤트로 예매해주신 영화표를 들고 극장에 단체로 가서 록키 발보아를 보고 왔습니다. 책 한 권을 끝내도 한동안 같이 작업했던 사람들과의 여운이 끊이지 않는데 30년 동안 한 캐릭터에 몰입한다는 건 얼마나 대단한 일일까 싶습니다.
흔히 이 영화에 대해서 평하는 이야기이지만 영화의 줄거리가 그닥 탄탄하지도 않고, 오히려 결말이 뻔히 내다 보이는 그런 영화임에도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저릿한 건 왜였을까요.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 보내고 가슴에 끓어오르는 야수를 잠재우지 못하는 록키.
한 대 세게 내려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맞고 쓰러졌을 때 어떻게 다시 일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가 중요한 거야.
주옥 같지는 않아도 인생을 살아본 사람이라면 동감할만한 말들을, 자신의 몇 십년 인생에서 가슴에 품었던 회한을 자신의 페르소나인 록키의 입을 빌어 내뱉는 실베스터 스탤론의 대사가 가슴을 쳤던 거겠죠.
"완전히 끝내기 전엔 끝난 게 아냐"라는 말이 있지.
"내가 살아있음"을 간절히 확인하고 싶었던 록키가 마지막 장면에서 관중을 향해 손을 불끈 쥐어 올리고 맑게 웃어보이는 그의 모습에서 내 가슴도 뭉클하고 눈시울은 촉촉해지며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하지만 과연 내일이 지나고 모레가 되어도 지금은 사라진 것 같았던 야수가 다시 살아나 록키를 괴롭히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은 들더군요. 아마도 복싱이 아닌 다른 것에 열정을 쏟고 그 정열을 승화하겠지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록키 발보아의 뒷이야기까지 염려하다니 제가 너무 영화에 몰입(!)하고 감정을 이입했던 걸까요. --;
어쨌든 "완/전/히/" 끝낼 수 있는 건 세상 어디에도 없겠지만 그 끝을 어떻게 마무리하려고 노력하는가는 평생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일 것 같습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우리네 인생은 참 길거든요. 그래도 어디든 끝은 있을 테지만요.
주제곡인 Gonna Fly Away가 흘러나오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록키를 사랑했던 사람들의 환호하는 모습에 흐뭇한 표정으로 그냥 의자에서 일어서 후딱 나오지는 마세요. 가슴을 짠하게 만드는 록키의 뒷 모습을 한번 더 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게 평생을 잊지 못하고 사랑한 여인 "에이드리안!!!"을 외치던 젊은 날의 록키를 다시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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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 모두가 '한물 간' 이 영화, 마지막 시리즈의 제작을 말렸다고 하지요. 하지만, 망해도 좋을 만큼 현재의 자신을 있게 한 록키의 아름다운 퇴장을 지켜주고 싶어 만들었다고 합니다.
결코 흥행과 돈을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니라 더 감동이 왔을 듯합니다. ^^;
가슴에 전기가 감전된 듯 . 내내 "지릿지릿"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