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소설 『레디 플레이어 원』의 저자 어니스트 클라인이 말하다
Apr 27, 2015(기사 원문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인터뷰 기사 번역은 이 책의 옮긴이인 전정순 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어니스트 클라인(1972년생)의 『레디 플레이어 원』(원제: Ready Player One)은 2044년을 배경으로 하는 SF 소설이다. 소설의 무대는 암울한 현실의 지구. 그곳에서 사람들은 실제 삶이 아닌 가상현실 비디오게임 속으로 침잠한다. 이 책은 주인공 웨이드 와츠가 장대한 퀘스트를 수행하는 과정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다. 1980년대 비디오게임 플레이 실력과 대중문화에 대한 잡다한 상식이 필요한 일련의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 퀘스트다. 『레디 플레이어 원』의 저자 어니스트 클라인을 만났다.
Q) 가장 좋아하는 비디오게임은 무엇인가?
A) 〈블랙
타이거〉라는 게임을 최고로 꼽는다. 캡콤 사(社)의 <던전앤드래곤> 게임으로 1987년에 출시됐다. 사무실에 오락기를 소장하고 있다.
Q) 〈블랙 타이거〉 게임 이야기를 책에도 넣었나?
A) 그렇다. 내가 가장
아끼는 게임이라 소설에 넣었다. 어릴 때 몇 시간씩 빠져서 했던 게임이다.
Q)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이라는 제목은 어떻게 지었나?
A) 역시 〈블랙 타이거〉에서 따왔는데 다른 고전 게임에도 많이 나온다. ‘Ready Player One’으로 시작하는 첫 화면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어떤 게임에서는 ’Player One Ready’라고 나오기도 하는데
〈블랙 타이거〉에 나오는
대로 지었다.
Q) 책에 등장하는 1980년대
대중문화 코드는 전부 어디서 찾았나?
A) 원래부터 알던 내용이다. 어린
시절에 내가 좋아했던 비디오게임, 영화, 밴드에 대해 썼다. 기본적으로 내 취향을 한데 모은 책이라고 보면 된다.
Q) 책의 배경이 2044년인데, 미래의 모습을 어떤 식으로 상상했나?
A) 군사에서 쓰는 가상현실 기술을 조사했다. 지금까지 비디오게임이 진화해온 방식도 주목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물을 촉감으로 전달하는 햅틱 장치를 조사했다. 군대에서 햅틱 수트와 햅틱 장갑을 쓰는데, 가상현실 속에서 사물을 집으면 손이 조여지면서 실제로 만지는 듯한 촉감이 전달되더라.
Q) 군에서 게임 같은 기술에 투자한단 말인가?
A) 그렇다. 실제로 군인들
모의전쟁 훈련에 사용한다. 모든 비디오게임 기술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기도 하다. 가상현실에서 보고 만지고 듣고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앞으로 점점
더 사실적으로 구현될 것이다.
Q) 방금 비디오게임에서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했나?
A) 그렇다. 조사하다가 알게 되어 책에 넣은
내용이다. ’스멜 타워(Smell Towers)’라고 부르는데
이미 현존하는 기술이다. 아직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이
장치에는 각각의 유리병에 향수와 오일이 담겨 있어서 컴퓨터에서 내보내는 신호에 따라 냄새를 발산한다.
Q) 책에서 괴짜 억만장자로 나오는 인물인 제임스 할리데이의 실제
모델은 누구인가?
A) 세상을 뜬 하워드 휴즈(Howard
Hughes)와 살아있는 전설 리차드 개리엇(Richard Garriott)에게서
큰 영감을 받았다. 개리엇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오스틴 외곽에 비밀의 문과 통로가 있는 저택을 소유하고 있다.
Q)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도 좀 참조한 것 같은데?
A) 맞다. 책 속에서 GSS(그리게리어스 시뮬레이션 시스템)라는 비디오게임 회사를 창업한
두 인물인 제임스 할리데이와 오그던 모로의 관계는 잡스와 워즈니악의 관계와 닮은 꼴이다.
Q) 책에서 사람들은 가상현실에 틀어박혀 거의 밖에 나가질 않는다. 그 모습이 우리 미래라고 보는가?
A) 전업작가가 되기 전에 거대하고 꽉 막힌 파티션 안에서 기술상담원으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하루 종일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지냈다. 콜센터에서도 온라인
게임을 할 정도였으니까. 내 주변에도 현실보다 온라인에서 훨씬 재미를 느끼는 친구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Q) 점점 심해질 거라고 생각하나?
A) 비디오게임이 더욱 현실과 가까워진다면, 그래서 고글과 장갑을 착용하고 게임 속으로 완전히 들어갈 수 있다면, 분명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홀로데크처럼 구현된다면 사람들이 중독되지 않고 배길 수 있을까?
Q) 책에는 재미있는 기술이 참 많이 나온다. 실제로
있는 기술인가 허구인가?
A) 조사하면서 알아낸 게 많다. 책에 서술한, 전방위 트레드밀도 실제로 있다. 디자인이 다양한데 몸동작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 걷든 물리적인 바닥 모서리 부분에는 절대 닿을 수 없다.
Q) 영화로 제작 중이라고 들었는데 사실인가?
A) 그렇다. 참 아이러니하다. 시나리오 작가로서 좌절감을 느껴서 책을 쓰기 시작했는데, 지금 책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중이다. (2015년 4월 현재, 워너 브라더스 사에서 판권을 사들인 이 소설은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감독으로
영화화 작업이 최종 확정되어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 편집자 주)
Q) 이스터에그 다시 말해 일부러 숨겨둔 메시지가 서사의 중심이다. 다른 게임에서 이스터에그를 찾아본 경험이 있나?
A) 처음으로 게임에 이스터에그를 숨겼던 때가 1970년대
후반이다. 그 시절에는 한 사람이 게임 전체를 디자인하고 완성했다. 하지만
아타리 사(社)는 이들을 단지 엔지니어로 여겨 제품 크레딧에 개발자들의 인명을 넣지 않았다. 하지만 워렌
로비넷(Warren Robinett)은 자신이 만든 게임에 비밀의 방을 만들고 자신의 이름을 숨겼다. 아타리 사(社)는 전혀 알지 못했다. 어렸을 때 직접
워렌 로비넷의 이스터에그를 찾은 경험이 있다. 내겐 엄청난 사건이었다.
오직 나만을 위한 비밀을 찾은 것처럼 특별한 감격이었다.
Q) 책 속에 독자들을 위한 이스터에그가 있다던데?
A) 그렇다. 아타리 고전게임이
숨겨진 웹사이트로 이끄는 이스터에그다. 콘테스트는 (2012년) 8월 말에 끝났다. 우승자에게는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나왔던 슈퍼카 드로리언 DMC-12를 시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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