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콘에 혼을 불어넣어주신 편집장님을 기리며
Sep 04, 2006이 그림이 기억나세요? 어디서 본듯 만듯..... 하시다구요?!
이 글을 읽는 당신께서 에이콘 열혈 매니아셨다면 분명히 저희 책 한귀퉁이에 들어가있는 그림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열혈 매니아라 자부하시는데도 이런 그림은 처음 보신다구요? 그럼 당신은 눈썰미 지수 0점으로 등극시켜드리겠습니다. ^^;
작년 봄 어느껜가에서부터 에이콘 책 한 자리에 숨은 그림찾기처럼 늘 넣고 있는 이 그림은 고 정완재 편집장님의 캐리커쳐입니다. 에이콘이 국내서로 첫 발을 내딛기 시작하면서 인연을 맺어 2004년 4월 영면하실 때까지 병상에서도 마지막 책에 혼을 불어넣으셨던 에이콘의 멘토와도 같은 분이십니다. 사실 저희 직원들 중에도 편집장님의 그 카리스마를 느꼈던 사람도 있지만, 얼굴 한번 뵙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신문기자를 거쳐 TBC 프로듀서, 월간 오디오 편집장 등 화려한 이력도 입에 오르내리지만 그보다도 진정한 글과 삶의 멋과 풍류를 아셨던 분으로 저도 기억합니다. 마감작업을 하노라치면 걸출한 입담과 함께 풍자어린 욕설도 저희에겐 이젠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많이 편찮으셨던 즈음, 저희 출판사에서 편집장님 마지막 유작으로 월간 오디오에서 기고하셨던 비틀즈 관련 컬럼을 모아 펴내려고 했을 만큼 음악, 영화 등 모든 분야를 섭렵했던 분이기도 하구요. (저희는 편집장님 이래로 몇 명의 비틀즈 골수가 있습니다. 이것도 社風이랄수도?)
사모님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다녀오려고 하니, "정말 제대로 된 번역서를 내서 제대로 읽게 하자"는 신념 아래 밤낮없이 일하셨던 편집장님 생각이 먼저 떠오릅니다. 저희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하늘 나라 그쪽도 재미있으시죠? 편집장님 덕분에 그 쪽 어디선가에선 늘 웃음이 그치지 않을 것 같네요...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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